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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전방 예비사단에서 작전장교로 근무 중일 때 팀스프리트 훈련에 차출됐다.
참고로 팀스프리트 훈련은 1976년부터 시작된,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한미 합동방어훈련이다. 2개월간 약 20만명이 각종 전투훈련을 받는 대규모 군사작전이다.
친구는 얼떨 결에 팀스프리트 훈련에 참가하게 되자 그 배경이 궁금했다. 그러나 군대의 속성이 늘 그러하듯 누구도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훈련을 앞두고 장교들을 격려하러 온 사단장을 만난 후 나름대로 추측을 할 수 있었다.
고진석 사단장은 친구를 보자 "자네는 일본어과 출신이잖아. 이번 훈련에 일본군(자위대)도 참가하나?"라고 물었다.
친구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팀스프리트 훈련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므로 당연히 일본군은 참가 대상이 아니다. 미군들과 대화가 통하려면 영어를 잘 하는 장교를 뽑아야 하는데 친구는 일본어가 전공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상급부대 실무자들이 친구가 한국외국어대 출신이라는 것만 보고 영어를 잘 하겠거니 하고 찍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영어가 딸리는 이 친구는 훈련 종료 열흘쯤 남겨놓고 결국 자대로 쫓겨왔다. 더 이상 필요없으니 (자대로) 돌아가라는 명령이 났던 것이다.
만일 친구가 중국어과 출신이었다면 고 사단장은 "이번 훈련에 중공군도 참가하나?"라고 묻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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