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치료사'를 만났다. 어느 행사장에 '웃음치료' 강사로 초청받은 분이었다. 공부하고 노력해서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획득했다고 했다. 웃음치료사 자격증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아마도 민간자격증이 아닐까 싶다.
이분의 강연은 15분 정도 진행됐다. 청중들을 웃겨서 분위기를 띄우면 진정한 웃음치료사라 할 것이다. 이 분은 청중을 웃길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성공이었다. 핵심은 하나였다. 몸 전체를 이용해 크게 웃어야 건강에 좋고 장수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번 웃을 때마다 수명이 2년씩 늘어난다"며 "웃을 때는 얼굴 근육 80여 개와 206개의 뼈가 움직일 수 있도록 온몸으로 웃어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신을 상하, 좌우로 꼬면서 손뼉을 치고 소리를 내며 웃었다. 청중이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 몸동작을 보이며 파안대소했다. 나이 드신, 근엄했던 노인들이 몸을 꼬며 억지로 웃는 모습 그 자체가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게 보였다. 웃음치료 강사가 "억지로 웃더라도 뇌가 웃음이 나와서 웃는 것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가짜웃음도 건강에 좋은 영향을 받게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강사의 말이 사실인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른다. 그러나 웃음치료사인 강사가 한 말 덕분에 청중들이 모두 몸동작을 크게 하며 크게 웃은 것은 사실이다.
저녁에 귀가해서 아내에게 "오늘 웃음치료사를 만났는데 온몸으로 웃으면 2년씩 장수한다더라"하고 넌지시 많이 웃을 것을 기대했다. 아내는 "그게 사실이면 천년만년 살겠다"고 믿지 않았다. 대답이 궁해진 나는 엉겁결에 "그런데 말이야 화를 내면 2년씩 줄어든대"하고 반박했다. 그제야 아내는 웃음보를 터트렸다. 자신이 가끔 화를 잘 낸다는 사실이 찔렸던 모양이었다. 어쨌든 웃었으니 2년 늘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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