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이 있던 날로부터 4일째다.
목이 아프고 약간의 두통 느낌이 있다.
지난 화요일(11.15), 지하철을 탔다.
피곤했다. 빈 자리가 있어서 앉았다. 옆 자리의 아주머니가 기침을 심하게 했다. 이러다 감기가 옮겨오는 것 아닌가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칸으로 갈까 했다. 그냥 참기로 했다. 내가 그 자리를 비우면 누군가 또 앉을 것이다. 그 사람이 감기에 걸릴 지도 모른다. 또 금세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눈치가 아닌 듯했다. 피곤해서 그냥 잠깐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목적지에서 세정거장 지나버렸다. 바람이 불어 체감 기온이 뚝 떨어졌다. 저녁에는 지인과 약속이 있어 가야했다. 평소에 비해 피곤한 가운데 신경 쓰는 일과 체력 소모가 많았던 하루였다.
잠자리에 들기 전, 목이 조금 따가웠다. 감기 신호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보면 알 것이다. 체력이 감기를 이길지, 감기가 체력을 이길지 말이다.
수요일(11.16) 아침. 별일 없었다.
사무실에 나왔다. 한기가 몸에 감돌았다. 책상에 않아 있으니 콧물이 조금씩 나왔다. 감기 초기 증세였다. 콧물 감기였다. 오후가 되자 콧물이 거침없이 나왔다. 그래도 담배를 피우지 않을 수 없었다. 거의 한 시간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왔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콧물과 싸우느라 애를 먹었다. 이렇게 콧물이 많이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경험에 비춰볼 때, 콧물 다음으로 증세가 나타나는 곳이 목이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오는 증세다. 이어서 가래가 생기는 증상이 온다. 이때는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다. 소위, 몸살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된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심지어 두통까지 오게 된다. 드러누워서 버텨야하는 상황이다. 감기가 이길 것인가, 내가 이길 것인가 하는 시점이다.
목감기에 가장 잘 듣는 약이 ‘용각산’이다. 예전에 감기에 걸릴 때마다 거의 용각산을 복용했다. 목이 아플 때, 가래와 기침이 나올 때 용각산 가루약을 먹으면 목이 덜 아프고, 가래도 가라앉았던 경험이 있었다. 저녁에 집에 와서 이 약이 있는지 찾아봤다. 다행히 약통에 들어있었다. 서서히 목도 아파오기에 한두 숟가락을 먹었다.
아들 녀석이 내일 수능 시험인데, 저녁에 수능 연기 발표가 있었다. 교육부는 이날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으로 1주일 연기한다고 했다. 1주일을 또 기다려야겠지만, 모든 수험생들이 잘 마치면 좋겠다. 아내는 내가 아들에게 감기 옮길지 모른다며, 녀석의 근처에도 가지마라고 했다.
목요일(11.17).
콧물은 좀 줄었다. 대신 목이 어제보다 많이 아파왔다. 기침도 나기 시작했다. 짬짬이 용각산 약통을 꺼내 가루약을 한 숟갈씩 먹었다. 하루 종일 심신이 편안하지 않았다. 차라리 사우나에 가서 몇 시간 쉴까도 싶었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왜 약이 말을 안 듣는 걸까?
혹시나 해서 약통을 살펴봤다. 유효기간이 2014년이었다. 벌써 3년이 지난 약이었다. 그러니 약효가 있을리 만무했다.
저녁 퇴근 하면서 일부러 약국에 들렀다. 용각산 작은 것 한 개 4,000원이었다. 마스크도 하나 샀다. 병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서 모두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약을 사자마자 약국에서 용각산 한 숟가락을 먹었다. 이제 좀 나으려나?
금요일(11.18)
감기 증세가 나타난 지 4일째다. 콧물은 크게 줄었다. 목이 아프고, 약간의 기침과 두통 증세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일상사는 잠시 잊어버리고 사우나에 가서 푹 쉬고 싶다. 현실은 늘 마음 같지 않다. 사실 병은 심리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감기는 곧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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