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를 다녀왔다.
올 들어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다.
치아를 때운 곳에 생긴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치료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다.
앞으로도 몇 번 더 다녀야할 것 같다. 때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치아를 때운 곳은 충치 때문이 아니라 이가 닳았던 부분이다.
치과 원장님은 이빨이 왜 닳았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것까지 알려줄 의무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혼자 생각해보았다.
원인 하나는 옛날 싸구려 칫솔이 아닐까 싶다. 세게 닦는 것이 좋은 줄 알고 잇몸 주위를 세게 닦았다. 그것도 가로로.. 물론 나이가 들어서는 세로로 닦기도 했지만, 어릴 때는 거의 매일 가로로 닦았다. 하루 3번, 아침, 점심, 저녁 식후 3분 내, 각 3분 정도 닦아야 한다고 배웠다. 뭐 3,3,3 법칙인가 싶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는 배우고 둘은 없다. 칫솔질 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칫솔에 치약 짜서 닦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수십년이 지났다. 이빨을 매일 닦아도 충치가 생기고, 이빨이 망가졌다.
20대 후반 쯤 회사 근처 치과에 갔을 때 간호사가 스켈일링(scaling)을 하라고 해서, 스케일링이 있다는 걸 알았다. 첫 스케일링의 추억은 별로 좋지 않았다. 마치 이빨을 깎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잇몸에서 흘러나오는 피도 반갑지 않았다. 그 당시엔 최소 2년에 한번 정도는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요즘엔 6개월에 한번은 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다. 그렇게 자주 받을 필요가 있을까?
여하간, 여태 살아오면서 이빨 관리점수를 매긴다면 낙제라고 하겠다. 40대에 충치가 생겨 2~3개를 아말감으로 때워놓고 방치했다. 어릴 때 방식대로 치아 관리를 칫솔에만 의존했다. 칫솔질을 아무리 잘 해도 이빨 사이에 끼는 음식물을 제거할 수 없다. 내가 볼 때 그렇다. 그런데도 칫솔질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세월이 지나 새로운 충치가 생기고, 썩어서 부러졌다. 아말감에 포함돼 있는 납성분이 몸에 들어가면 해롭다는 정보도 새롭게 나왔다. 그래서 치료가 불가능한 이빨은 빼고, 일부는 금으로 덮고, 또 임플란트까지 심는 상황이 됐다. 잇몸에 가까운 이빨 부위의 닳은 부분은 때워야 했다.
모든 게 무지에 따른 업보임을 간과할 수 없다.
남은 이빨이라도 잘 간수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칫솔질 외에 치실을 애용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구강 청정제도 필수다. 대신 칫솔질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야 하겠다. 치아 관리에 있어 칫솔질이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도한 칫솔질은 이빨을 망칠 수도 있다. 칫솔도 아무 거나 쓸 것이 아니라 잘 골라야 하겠다.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른다면 언젠가는 그 무지에 따른 피해를 겪게 된다. 젊었을 때는 이빨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항상 튼튼해 보이고, 뭘 먹든 이빨에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어느 날 갑자기 이빨은 주인에게 경고한다. 항상 건강할 수 없다고. 혼자서 버틸 수 없다고.
매일 주인에게 봉사하는 이빨을 위해 좀 더 관찰하고 많이 주의해야 하겠다.
'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격증, 딸 수 있을 때 따라 (0) | 2017.07.11 |
---|---|
토란줄기 요리하기 (0) | 2017.07.02 |
안압이 높아지는 원인과 치료 방법 (0) | 2017.06.08 |
세상에 완전한 복은 없다 (0) | 2017.05.30 |
아버지의 추억 (0) | 2017.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