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컴퓨터 모니터가 부옇게 보여 글 쓰는 일이 불편했다. 글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눈을 찡그리고 봐야 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였다. 시력이 약해진 것인지, 눈에 이상이 온 것인지 뭔가 분명히 정상은 아니다.
어제는 해야 할 일이 많은데 특히 심했다.
올초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후 첫 생신을 맞아 고향에 갔다가 이런 저런 신경을 쓰다 보니 체력이 떨어진 것일까. 안경을 닦고, 세수를 한 후 눈두덩을 눌러보고 해봐도 나아지지 않았다. 밖으로 나와 한 쪽 눈을 감고 바라봤다. 오른쪽은 깨끗하게 사물이 보였다. 왼쪽 눈으로 보니 사물이 부옇게 흐렸다. 마치 성애 낀 유리창 너머로 사물을 보듯이 그랬다.
오늘 오전에도 왼쪽 눈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니 글이 흐릿했다. 정상일 때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고 일의 효율도 떨어졌다. 차라리 안과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주변에 있는 안과를 검색했다. 안과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약 10분 거리의 가장 가까운 안과를 선택해 찾아 가보기로 했다.
카운터에서 접수를 하고, 시력 검사부터 시작했다. 잘 보이지 않았다. 시력이 많이 떨어졌다. 안경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안경은 보통 1~2년 정도면 바꿔야 할 것 같은데 나는 3~4년은 됐을 법하다.
시력검사 후, 안과 의사가 불빛이 들어 있는 작은 검사기로 좌우 눈을 살펴봤다. 눈을 크게 뜨라고 주문했다. 눈이 작아서인지, 보조원이 무슨 막대기로 눈꺼풀을 눌러 치켜 올렸다. 왼쪽 눈은 검사기를 눈에 매우 가깝게 대고 눈동자를 살펴보았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
“오른쪽은 정상인데 왼쪽 눈의 안압이 높다.”
다른 말은 자세히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확실치 않다. ‘안압이 높아져서 문제가 생기면 백내장, 녹내장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한 듯하다. “안압이 높다”는 것만 확실하게 챙겨 들었다. 안압을 내려주면 치료가 끝난다는 것이다.
보조원은 왼쪽 눈에 물약을 넣어 주었다. 안압을 내려주는 약이라고 했다. 이어 로비에 비치된 적외선 기계 앞에 앉아 적외선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눈을 감고 붉은색 열이 나오는 쪽을 향해 눈 부위를 쬐였다.
그리고 처방전 하나를 주었다. 내일도 나오라면서.
약 이름은 ‘아세타졸정’. 식후 30분에 하루 3번 반개씩 복용하라고 했다. 약국에서 받은 복용 안내문에 ‘안압을 감소/나트륨과 물의 배출을 촉진하여 이뇨작용을 나타냄’이라고 적혀 있었다.
점심 식후 반 알을 먹고 4시간 정도 지났는데 별 다른 차도를 느낄 수 없다.
안압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안과 의사선생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안과에서 거기까지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물어보지 않았으니 대답이나 설명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봤다. 물론 이 글을 쓰면서도 초점이 흐려서 매우 불편하다.
안압이란 : 안구의 내부를 유지하는 일정한 압력이다. 정상적인 안압은 약 15mmHg 정도로 보통 10mmHg ~ 20mmHg 범위를 말한다. 21mmHg을 초과하면 안압이 높은 것으로 치료를 요한다.
안압이 높아지는 원인 :
- 과로, 과다 스트레스, 음주,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
* 참고 ; 카페인 음료와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적게 마시고 적게 피울 것
** 머리에 피가 몰리는 물구나무서기와 복압을 상승시키는 윗몸 일으키기 등 자제
= 손으로 눈 비비는 행동 자제 _손의 세균 감염으로 2차 눈병 우려
안압 불균형(높거나 낮거나) 증세 : 어지러움증, 두통, 충혈, 눈의 뻑뻑함, 눈이 터질 듯한 통증, 눈이 침침하고 사물이 흐리게 보임, 눈앞이 캄캄하고 사물이 뿌옇게 보임,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 등
안압 악화 시 :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녹내장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시신경은 파괴되면 회복 불능), 녹뇌장은 증세가 거의 없어 증세가 나타나면 말기인 경우가 많음. 참고로 녹뇌장은 노화현상의 하나로 간주되지만, 요즘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20~30대의 녹뇌장 환자 증가
치료 방법 : 안약을 넣거나 안압 하강제 복용/ 초기 치료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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