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행군의 아침'은…

'행군의 아침' 에필로그

투광등 2006. 3. 4. 12:01
반응형
SMALL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했다.

일에는 순서가 있으므로 조급히 생각지 말고 차근히 해낼 때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군인으로서 겪어야 할 각종 전술훈련과 내무생활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오십보백보다. 누가 얼마만큼 인내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되돌아보건대 군생활을 잘 하기 위한 요건들 가운데 5가지만 들라면 나는 이렇게 꼽고 싶다. 첫째 ‘성실할 것’, 둘째 ‘즐길 것’, 셋째 ‘인내할 것’, 넷째 ‘또 인내할 것’, 다섯째 ‘그리고 또 인내할 것’이다. 군대는 계급사회이므로 스스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성실함을 보일 때 부대 간부나 고참에게서는 신임을, 졸병에게서는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즐긴다는 것’은 말 그대로 군대를 즐기라는 것이다. 싫든 좋든 복무기간을 마쳐야 한다면 힘들다고 생각하기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복무하는 것이 좋다. 훈련에서든, 내무생활에서든 힘들 때마다 ‘참을 인(忍)’자를 가슴 속에 새긴다면 군복무를 훌륭히 마치는데 전혀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반응형


그동안 군대도 많이 변했다. 신세대 병영생활은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인터넷을 하고,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부대가 있다고 한다. 육군사관학교가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여성 졸업생들이 당당히 소위로 임관되어 현장에 배치되는 시대가 됐다. 구시대 유물이었던 페치카를 마지막까지 사용했던 부대가 바로 내가 근무했던 21사단이었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누군가 ‘군대, 가볼 만한 곳인가?’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대의 심신이 건강하다면, 한번쯤 투자해볼 만한 곳이다.”라고 말이다. 대한민국의 사나이로서 국방의 의무를 피할 수 없다면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훨씬 낫다. 군대, 그 곳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살아갈 날이 많고 누구에게나 동일한 조건이라면 가볼 만한 곳이다. 또한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에서 훈련소 조교 및 내무반장들을 다소 과격하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어떤 악의도 없다. 자대에서 나를 괴롭혔던 일부 고참들에 대해서도 이젠 악감정이 없다. 아울러 동기 전우들과, 페바와 GOP에서 동고동락했던 중대장님과 소대장님 등 군 간부들과 부대원들 모두에게 안부를 전한다. 단결!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