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

"이 사람이 나를 교육시키네"

투광등 2022. 11. 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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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포 선생이 어느 날 오후 "이야기 좀 하자"며 사무실 사람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았다. 대화 도중에 어쩌다가 장 선생의 '집사' 격인 안 실장과 '소신파'인 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물론 장 선생이 화두를 던졌다.

"자네가 내머리 꼭대기에 있는 줄 았았는데, 이제 보니 안 실장한테는 꼼짝을 못 하네."
장 선생이 나를 바라보며 하신 말씀이었다. 장 선생은 내심 고소하다는 듯이 내 표정을 살펴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뜬금없는 말이라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나는 그냥 빙긋 웃고만 있었다.

장 선생은 자신감있게 한발 더 나아갔다.
"자네 말이야, 안 실장한테는 부처님 손바닥 안에 노는 거 같아. 그것밖에 안 되는 것 아니야?"하고 대뜸 한술 더 떠셨다.
"선생님 말씀이 백번 지당하십니다. 저는 안 실장한테 꼼짝 못합니다. 무조건 집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안 실장이 자네보다 나이가 적은데 왜 지는 거지?" 장 선생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요즘 세상에는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이 미덕입니다. 아랫사람에게 항상 져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하!"
"그래? 와~ 그거 진짜야?" 장 선생은 의외라는 듯 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진짜입니다. 아랫사람에게 양보하고 져주는 것이 자신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나는 소신을 거듭 주장했다.

옆에 있던 나이 드신 분이 "듣고보내 새겨들을만한 소린데."하고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장대포 선생은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라고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나를 교육시키네" 하고 껄껄 웃으셨다.

그 자리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분이 장대포 선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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