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누구?

장대포 선생은 사무실 출근이 일정치 않다. 외부에 약속이 있거나, 유튜브 출연을 할 경우에는 대개 점심을 드시고 오후에 들어오신다. 외부 일정이 없을 경우엔 오전 중 사무실에 나오시는데 시간이 일정치 않다.

어느날, 출근했더니 장대포 선생이 이미 와 계셨다. 일찍 나온 두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순서로 따지면, 이날은 내가 4번째 출근한 사람이었다.

장대포 선생과 내가 눈길이 마주쳤다.
나는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드렸다.
장 선생은 웃음 띤 얼굴로 일갈했다. "이제 보니 자네가 우리 사무실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구만!" 
"네?"
"자네, 왜 제일 높은 사람인 줄 알아? 높은 사람이 제일 늦게 들어오는 거야! 하하~." 
장 선생은 웃으면서 농처럼 말씀하셨지만, 뼈있는 말이었다. 일찍 출근하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제일 높은 분이 제가 아니고, 다른 분이 있습니다"라고 반응했다.
한명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나에게 '내일 치료받으러 병원가기 때문에 사무실에 못 나온다'고 하셨던 분이다.

"뭐? 사무실에 자네보다 높은 사람이 또 있어?"
"네."
"누구야?"
"예, 여기 한분이 아직 안나오셨는데, 이분이 제일 높으신 분입니다." 나는 빈 자리를 가리키며, 아직 안 나온 사람이 가장 높은 분이라고 대답했다.

장 선생은 빈 자리를 바라보며, 미리 나온 사람들에게 물었다. "아, 임 선생 아직 안 나오셨어?" 장 선생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 자리가 누구 자리인지 알고 계셨다.
"예, 아직 안나왔습니다." 안 실장이 나 대신 대답했다.

그러자 장 선생은 "햐~, 나는 자네가 제일 높은 분인 줄 알았는데, 임 선생이 가장 높은 분이네."하고 결론을 내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