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군대 야그

[스크랩] 비오는 날의 경계 근무

투광등 2006. 3. 9. 21:16
반응형
SMALL

강원도 철원의 모 사단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 입니다.

최전방 사단이라 철책근무(휴전선...)를 서는데 제가 일병때의 일입니다
그 날은 마치 안개처럼 비가 내리고 있어서 맞아서 졎지는 않지만
시야는 무척이나 짧았습니다. 저는 부사수(사수=고참, 부사수=쫄병)라서
사수가 잠을 자는 동안 전방의 북괴군보다 후방의 순찰자에게 더 신경을
써야만 했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때문에 사수가 옆에 있어도 자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무서웠는데 대공초소에서(초소중에 가장 높이 있는..)
연락이 왔습니다.

"야! 지금 니네 초소에 순찰떴냐?"
"아닙니다"
"장난하지마라...고**병장님이랑 너랑 나머지 한명은 누구냐고?"
"김**상병님, 이곳엔 저랑 고**병장님 둘 뿐입니다."
"야이 개새끼야 니 뒤에 있는 놈 누구냐고?"

한참을 쌍안경으로 우리초소를 보고있던 김**상병은 계속 화를 냈지만
난 머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야! 너 뒤로 돌아봐.."
"예, 알겠습니다"하고 난 뒤로 돌았다
"그래 이 새끼야 지금 니 바로 앞에 있자나!!!"

역시나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말에 왠지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다. 그때 고**병장이 시끄러웠는지 잠에서 깨어났다.

"야이 개새끼야!! 뭔데 잠도 못자게 시끄럽게 떠들어!"하고 인터폰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고**병장님 그게 아니라 말입니다. 지금 고병장님 뒤에 누구 있지 않습니까?"
"있기는 누가 있다고 지랄이야!!"

그리고 통신은 끝났고 대기시간에 고병장은 김상병을 찾아 잠을 못자게 했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패댔다..

처음엔 나도 김상병이 장난이나 친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후 더 이상한일이 일어났다..
그날은 시야가 좋아서 몇몇 초소에는 근무를 설 필요가 없었는데
그때 그초소도 아무도 안들어가고 비어있는 터였다.그리고 고**병장과 내가 대공초소 근무를 서게 되었다.그때였다.저때그 초소에서 갑자기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이었다.다급하게 고 병장에게 말했고 바로 상황실에 보고를 올렸다. 소대는 발칵 뒤집혔고 소대전원이 무장한채로 그곳으로
살며시 다가가고 있었다. 부소대장이 다가가고 모든 총구는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혹시나 북괴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마후 부소대장이 나왔다. 손에는 손전등이 들려있었다.(G.O.P는 초소마다 인터폰과 빨간색 필터를 끼운 전등이 배치되어 있음)
모두들 한 숨을 쉬고 다행이라고 말하고는 그곳에 근무병 둘을 배치하고 다시 소대로 사라졌다

과연 비 오는 날 내 뒤에 서 있었던건 무었이고 손전등은 누가 켰을까?????

 

==================

관리하는 카페의 글입니다

불펌하지 마시고 스크랩으로 옮겨주세요


 
출처 : 블로그 > 붉은 달의 짙은 향기 | 글쓴이 : 적월지향 [원문보기]
 
반응형
LIST

'군대 이야기 > 군대 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돈 돌려줘~  (0) 2006.06.20
우리 아들 군대 가는 날  (0) 2006.03.11
[스크랩] 북한 여군 사진^^  (0) 2006.03.05
[스크랩] 군대이야기  (0) 2006.03.04
[스크랩] Re:Re:'행군의 아침' 노래듣기  (0) 200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