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이상한 꿈 2개

투광등 2024. 11. 1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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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꿈 2개를 연속으로 꿨다.

간밤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을 들추었더니 방바닥에 많은 글이 적혀있었다. 볼펜이나 매직 굵기보다 훨씬 컸다. 한 사람이 쓴 듯 크기와 모양이 일정했다. 대략 8~9행쯤 적혀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누가 이런 짓을 했나'하고 범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글 내용을 읽고 싶지 않았다. 내 집 방바닥에 그런 어처구니없는 낙서를 한 사람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대략 누굴지 짐작이 갔다. 가끔 사업 구상에 대한 영감을 스케치한 후, 설명을 적어두는 작가가 있다. 이 작가는 그 내용을 나에게 보여주고 설명도 해준다. 자신의 창작품을 자랑하고 싶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작품을 이해해 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이 작가가 방바닥 낙서의 범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어떤 남자가 "거기 (글의) 저작권은 저한테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저작권이 있다면 자신이 내 방바닥에 글을 썼다는 것 아닌가. 스스로 범인임을 실토한 것이다. 이 사람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저작권에 집착한 탓에 낙서한 사람이 자신임을 고백한 것을 모르는 듯했다. 저작권을 너무 당당히 주장하는 바람에 내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이때 잠을 깼다. 꿈속에서 어이없는 일을 당하는 순간, 신체에서 잠에서 깨어나도록 반응을 보인 셈이다.

두 번째 꿈은 발 뒤꿈치가 갈라지는 꿈이었다. 처음에는 양쪽 발 뒤꿈치가 모두 갈라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몇 갈래로 살이 패인 흔적이 보였다. 지난 겨울처럼 발 뒤꿈치가 갈라지면 큰일이겠다 싶었다.

실제로 작년 겨울 동안 발뒤꿈치가 갈라져 피가 나고 샤워할 때 따가워서 혼났다. 피부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나았다.

올 겨울에도 뒤꿈치가 갈라질까 봐 신경이 곤두섰다. 몇 갈래 골이 패인 발바닥 한쪽을 손바닥으로 덮어 눌러보았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과일에 칼집을 내고 누르면 내용물이 칼집 낸 곳으로 터지듯, 골이 패인 한 곳이 양촉으로 쩍 갈라졌다. 길이는 6~7cm, 깊이는 3cm 정도로 보였다. 생살에 핏빛이 선명했다. 이상하게도 피가 흐르지 않았다. 아프지도 않았다. 그런데 심신은 아주 예민해졌다. 곧 피가 나고 아플 텐데 어떻게 조치해야 할까? 올 겨울 내내 발바닥이 이렇게 심하게 갈라지게 되면 견디기 힘들 텐데 아주 걱정이 됐다.

뾰족한 대응수단을 찾지 못했다. 약국이나 병원을 가야겠다는 판단은 아예 없었다. 그냥 걱정이 앞섰다. 상황이 아주 불편하고 심기가 혼란스러웠다. 이 순간, 잠에서 깼다.

잠은 꿈을 꾸다가 어떤 상황을 극복하거나 돌파할 수 없을 때,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을 때 깨는 걸까. 어려울 때는, 꿈속에서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꿈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때, 십중팔구 꿈에서 깨어난다. 꿈에서 깨어나면 진땀에 젖은 자신을 볼 때가 있다. 아주 나쁜 상황이 꿈이었음을 파악하고 곧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꿈에서 현실로 도피한 것이 때때로 편안하고 안도감을 준다. 이른바, 악몽보다는 현실이 훨씬 나을 때가 많다. 현실에 잘 적응하면서, 현실을 잘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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