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겨울 나기 준비

투광등 2024. 11. 7.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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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겨울 준비를 해야겠다. 나이가 드니 겨울나기가 벌써 걱정된다. 젊었을 때는 겨울이든 여름이든 그때그때 적응하면 그만이었다. 체력적으로 문제 될 게 없었다.

사실 수년 전부터 겨울나기가 힘들어졌다. 우선 발바닥이 건조해져서 갈라지기도 했다. 피부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다. 하루종일 신체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발일 텐데 너무 소홀히 취급했다. 그 흔한 로션 한번 발라주지 않았다. 평생 그랬다. 젊었을 때는 혈액순환과 세포작용이 원활해서 발바닥에 적당히 땀도 나고 수분 유지가 잘 됐다. 나이가 들수록 발바닥뿐만 아니라 피부도 건조해져서 가려움증도 빈번해졌다. 심해지면 피부병으로 문제가 커진다. 날이 추워질수록 몸이 견뎌내는 적응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젊었을 때 생각으로, 겨울을 대비하지 않고 무심코 맞이하는 바람에 고생이 컸다. 이제 인생 후반부라는 나이를 인정하고, 겨울 준비를 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옷은 크게 준비할 게 없다. 기온이 떨어지면 장롱 속의 옷을 껴입으면 된다. 더 추워지면 내의를 입어도 된다. 양말은 여태 그런 적이 없지만, 아주 추워지면 껴신으면 될 것 같다.

급한 것은 신발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겨울용 신발을 사본 적이 없다. 봄, 여름에 신던 신발을 가을, 겨울까지 신고 살았다. 신발이 모두 1년 내내 같았다. 분명 겨울용 신발이 있을 것이다. 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뭔가 다른 기능을 가진 신발 말이다. 곧 찾아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더 급한 것이 생각났다. 난방기구다. 거실과 방이 춥기 때문이다. 집이 수십 년 전에 지은 아파트라 난방이 제대로 가동이 안된다. 한겨울엔 집에서 외투를 입고 있어야 할 정도로 난방이 부실하다. 그동안 어느 정도 적응하긴 했지만, 이제 나이 탓에 적응만으로 겨울을 날 자신이 없다. 정신 승리로 추위와 싸울 자신감도 예전 같지 않다.

핸드폰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 '난로', '전기난로'를 검색해 봤다. '전기난로'를 입력하자 자동완성형 검색어들이 여럿 추천됐다. 제품명을 몰라도 검색 방법이 쉬워졌다. 다양한 제품이 가격대별, 기능별로 다양했다. 오늘 주문하면 당일 배달되는 제품도 있었다. 집안에 앉아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문 앞까지 배송해 주는 편리한 시대가 됐다. 바야흐로 신문명시대이다.

수많은 난로의 종류와 기능을 살펴보다가 전기세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에 전기난로를 이용했다가 '전기요금 폭탄'  맞았다는 지인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니 쉽게 선택할 수 없었다. 구매자들의 상품평으로 제품을 고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겠다 싶어 상품평까지 읽게 됐다. 그러다가 어느새 시간이 훅 지나갔다. 너무 늦어버렸다.

오늘은 이만하고 자야겠다. 졸리다.


(지난 겨울 북한산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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