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아주까리 잎
투광등
2010. 9. 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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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3 오전
시골집 앞 채소밭.
아내와 첫째, 넷째 여동생, 조카 강현이와 아주까리 잎사귀를 땄다.
예전에는 그냥 버렸는데,
요즘은 추석 때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어머니는 작은 며느리 애기 낳는다고 돌봐주러 가시고,
아버지는 치료받으러 나가시고,
동생들과 땄는데 날은 뜨겁고
그냥 놔두면 시들어 버릴 텐데
어떻게 처리할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잎은 모두 딴 후
서둘러 나와 아내가 귀경하는 사이
여동생들은 부모님의 일손을 덜어드리려고
물을 끓여 데쳐서 꺼내놨는데,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가 그걸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셨단다.
잎에 달린 가는 줄기마저 떼어 버리고 잎만 삶아서 말려야 하는데
줄기가 달린 채로 삶았으니 오히려 일을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귀경길에 전화로 큰 여동생에게 어떻게 됐냐고 물어봤더니
삶아서 축 처진 아주까리 잎을 조심조심 하나하나 골라내서
줄기를 떼어내느라 일손이 몇 배로 들었단다.
여동생은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무엇이든 모르면 힘든 것이 세상의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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