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행군의 아침을 읽고(-소감문)
행군의 아침은 평보가 입대에서 전역까지의 미묘했던 자신의 심경과 파란만장했던 군대생활의 내면을
서정적인 시와 직접 스케치한 그림을 함께 엮어낸 산문집이다.
이 글을 읽고 많을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나에게도 꿈많고 감수성 풍부했던 학창시절이 있었으며 한때는 일기와 비망록도 열심히 썼었는데...
결혼은 가사일만 하는 직책(?)인줄 알고 십여년이 넘도록 가계부 1장 쓰지 않고 철저히 책과 원수가 되
어 살아 왔다.
지하철을 탈 때도 두 눈을 꼭 감고 도를 닦고 앉아 있던 내가 요 며칠 행군의 아침을 읽고 있으니 나를 아
는 이들에겐 하나의 사건이다. 책 사볼 생각은 안 하고 다 보고 나면 너도 나도 빌려 달라는 사람뿐이다.
책을 빌려 주면 돌려 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이리 저리 돌려 보다 보면 파손 되거나 결국은 잃어버리게 되느니 할 수 없이 따로 한 권을 사서 빌려 주
어야 겠다.
한마디로 평보는 팔방미인이다.(얼굴 빼고)
글 그림은 물론 축구 바둑 장기 태권도... 그리고 담배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
중학교 때 기억으로는 그저 얼굴이 하얗고 얌전하며 공부 잘하는 그런 소년으로 밖에 기억이 안 남는데
거의 성실성 정신력 예상외의 박력에는 이미지와 일치되지않는 묘한 매력을 느꼈다.
군대에서의 에피소드와 힘든 훈련들을 대할 때마다 웃다가 침울했다가....
안타까운 일들이 많아 책장을 넘길때마다 또 무슨 일이 있나 최 상병에게 맞은 가슴은 후유증이 없나
가슴 조이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순간 내가 아는 모임의 남자 친구들이 문득 떠오른다.
그 중에서 황 용만이가 군대에서 가장 많이 맞고 또 신병들을 괴롭혔을 것 같은데...
(용만이 오빠~! 화내지마세용~) 그 카리스마 죽이며 훈련 잘 받아 냈으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대
단하다는 생각이야.
어쨌든 남자 친구들 모두 훌륭한 대한의 아들들이다. ★☆★☆존경+감사◎♡♥※
다음에 경혜와 정옥이가 한 턱 쏠께
내 남동생 (용효)은 밥 먹을 때 절도있게 먹으라는 교관에게 밥 먹을 때 까지 잔소리 한다고 그 짬밥통을
교관에게 던져 버렸으니 그 후의 군생활이 어떻게 되었겠니?
용기와 만용을 제대로 구별 못한 내 동생의 군 생활이 다시금 떠올라 가슴이 몹시 아프다.
나도 평보처럼 책이나 한 권 내볼까?
지난날 내가 써 두었던 일기장과 비망록 틈틈히 모아둔 여러 가지 골동품들을 이제 와서 찾아 보니 아버
지께서 나의 결혼과 동시에 가마솥의 불 쏘시개로 다 쓰시고 없다며 담담하게 대답하신다. 아 ! 선견 지
명하신 훌륭하신 나의 아버지..
아버지는 오늘날 내가 이렇게 살 줄 이미 알고 계셨나 보다.
/김밥/김밥/뭉클/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