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

아들이 춥다고 해서

투광등 2022. 12. 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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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딸이 춥다고 하여 단열 뽁뽁이를 잘라서 붙였는데, 이번엔 아들이 춥다고 하소연했다. 나도 처음 해본 일이지만, 아빠라는 이유로 아내가 나에게 "아들 방에도 붙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내가 해야되는 일인 것처럼 주문했다. 아들은 군대를 갔다 왔지만, 학교 과제물로 바쁜 모양이다. 평소에 도움도 못주는데 이런 것이라도 해주는 것이 아빠로서 작은 성의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2022년 12월 10일(토) 오전. 아내가 사온 단열 뽁뽁이를 꺼내 아들의 창문 사이즈를 재서 크기에 맞게 잘랐다. 접어서 자르기에는 가위보다 칼이 편했다. 물뿌리개를 찾아와 물을 뿌리고 그 위에 자른 뽁뽁이를 갖다댔다. 한쪽을 갖다 대서 미끄러져 내리면, 반대로 붙이면 흡착력이 생겨 고정됐다. 크기에 맞게 자르는 일을 빼곤 어려운 것은 없었다. 복도로 나 있는 창문 2개에 뽁뽁이를 붙이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창문 틈에는 문풍지를 잘라 붙였다.

(뽁뽁이와 자, 칼, 가위)

 

(단열 뽁뽁이와 문풍지를 붙인 내부 창문)


그리고, 집 밖으로 나가 복도로 나 있는 창문의 창문틀 사이에 난 구멍을 테이프로 메꾸었다. 이 구멍을 통해 외부의 찬 바람이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창문틀에는 2개의 숨구멍 같은 것이 보여, 종이 테이프로 막았다. 창문틀 아래에는 공사 마감이 제대로 안돼 구멍이 크게 나 있었는데, 이곳은 문풍지를 잘라서 채워 넣은 후 바깥으로 테이프를 붙였다.

창문을 이렇게 막는 것이 반드시 좋은 지는 알 수 없다. 조금이라도 외부 공기와 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겨울에는 웃품을 막기 위해 단열 뽁뽁이나 문풍지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모두 막는다고 외부 공기가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막아도 공기가 드나드는 아주 미세한 틈새는 있을 것이다.

저녁에 귀가한 아들에게 "방이 어떠냐?"고 물어봤다.아들은 "춥지 않다"고 했다. 뽁뽁이와 문풍지를 붙인 덕에 방 온도가 조금 나아진 듯했다. 물론, 최근 날씨가 조금 따뜻해져 그럴 수도 있다. 한겨울에 아주 추울 때 그 때 물어보면, 단열 효과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겨울을 나는데 뽁뽁이와 문풍지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아빠의 작은 수고로움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한편 이곳으로 이사와서 직전에 살던 분이 뽁뽁이를 떼지 않고 가는 바람에 그걸 떼느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한번 붙인 후 방치된 뽁뽁이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비닐 얼룩을 남겼기 때문이다. 뽁뽁이를 떼는데 청소비를 별도로 지급해야 했다. 겨울철을 잘 넘기고 따뚯한 봄이 오면 이것부터 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집밖 창문틀 아래 구멍을 종이 테이프로 막은 모습)

 

(집 밖에서 창문틀의 틈을 막은 종이 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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